상상력을 이끌어 내는 것은 호기심이다. 애초에 호기심이 생기지 않으면 상상의 세계는 결코 열리는 법이 없다. 아이들은 어른들 보다 상상의 세계를 그림으로 잘 나타낸다.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그림 솜씨가 더 좋아서가 아니라 호기심이 더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그림 속에 담는 세계는 대부분이 상상의 세계이다. 늘 생각하는 어른들은 상상하기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닌데다가 상상을 그림으로 옮긴다는 것은 더더욱 곤란해 보인다. 그러나 상상하며 크는 게 아이들이고 보면 상상의 문을 여는 것은 특별한 일도 아니다. 아이들도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 사실을 묘사하지만 상상 속에서 새로운 사실을 창조(그림을 그리는)하는 게 아이들이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호기심 단계를 건너뛰며 TV나 다양한 이미지 매체를 통해 완성된 상상을 쉽게 이미지만 재현하는 재미에 빠져 헛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상상력이란 용어는 창의적 상상력이라고 바꾸어 말하는 것이 정확하다.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호기심 단계를 거치는 창의적 상상력인 것이다. <주유중입니다> 변수현 여 초교 1년 좋은 그림을 그리게 하는 미술선생님은 상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기술이 뛰어나다. 아이들의 그림은 기교나 미적 표현보다는 상상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의 눈에 들어오는 모든 대상은 호기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어른들처럼 필요와 귀중한 순서로 호기심을 분배하지 않는 아이들은 동일한 대상도 어제와 다른 눈으로 바라본다. 하루가 다르게 시야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대부분 모든 것을 새롭게 보는 능력으로 늘 새롭게 발견하고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에 흥미를 느낀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으로 이끄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소한 모든 물건, 조약돌이나 가방, 나뭇잎 등 그리고 사소한 소리까지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료가 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사소한 것에 쉽게 호기심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호기심은 사물과 현상, 추상적인 문제 등을 관심 있게 바라보는 습관을 통해 생긴다. 아이들이 호기심이 많다면 그것은 일차적으로 어른들로부터의 교육적 영향인 것이다. <날개 달린 자동차> 이준영 남 초교 2년 교사나 부모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위해선 아이와 ‘온정적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일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 교사나 부모는 아이들과 함께 상상하고 유치함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나 선생님이 감탄하는 방향으로 시선이 따라가게 마련이어서 어른들도 아이들의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아이들 못지않게 수시로 감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영역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는 아이들을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참을성도 어른들에겐 필요한 태도이다. 아이들이 바라보는 새로운 세상은 대부분 흥미롭고 경외심을 가지게 한다. 바라보는 모든 것이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안겨 주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러므로 호기심을 일으키는 모든 대상이 표현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아이들은 흥미를 느끼거나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을 기록하고 재현하는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싶어 한다. 특히 아이들은 한 가지 영역의 동일한 주제로 그림 그리는 것을 지루해 하지 않는다. 많은 남자 아이들이 반복해서 자동차나 공룡, 로봇을 그리고 여자 아이들은 옷이나 머리 모양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공주나 인형을 그린다. 그러나 아이들이 동일한 주제로 그림을 그리더라도 그 그림에는 매번 다른 내용이 들어간다. 창의적 상상력이 새로운 내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른들이 아이들의 그림을 평가하고 감상하는 태도 역시 창의적 상상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잘 그렸다’라는 칭찬을 하거나 ‘예쁘다거나 색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고 구도와 구성력 등 미술에 재능 있다고 평하기 쉽다. 어른들이 보여주는 이런 관심은 곧 아이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상상력이 허약한, 공허한 그림을 그리게 되기 쉽다. 공허한 그림은 그림 그리는 재미도 없어 그림 그리기가 시들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주차 타워가 있는 도시> 김종현 남 초교 4년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감을 느낀다. 창의적 상상력은 미지의 세계를 발견케 하고 새로운 호기심을 만들며 새로운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기 때문이다. 호기심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상상력은 다시 호기심을 낳는다. 이렇게 상상력과 호기심이 순환하는 그림 그리기는 다른 교과 영역으로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이동하게 되며 다시 새로운 영역에의 도전을 부른다. 바른 그림 그리기가 창의적 에너지를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그림 그리기는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도 아까울 것이 없다. 많이 그리게 하자.